무등산/무등산이야기

성산별곡

무등산자 2007. 8. 30. 00:27

 

성산별곡(星山別曲  정철  1560년作)


 

 ▲ 서사  : 김성원과 성산

 엇던 디날 손이  성산의 머믈며서 하서당 식영정 주인아 내 말 듯소.인생 세간(世間)의 됴흔 일 하건마난  엇디 한 강산을 가디록 나이너겨적막 산중의 들고 아니 나시난고. 송근(松根)을 다시 쓸고 죽상(竹床)의 자리보와져근덧 올라안자 엇던고 다시보니 천변(天邊)의 떠난 구름 서석을 집을 사마나난닷 드난 양이 주인과 엇더한고. 창걔(滄溪)흰 믈결이 정자 알패 둘러시니천손운금을 뉘라셔 버혀 내여   낫난닷 펴티난닷 헌사토 헌사할샤.산중의 책력(冊曆)업서 四時랄 모라더니 눈아래 헤틴 景이 의의이 졀로 나니듯거니 보거니 일마다 선간(仙間)이라.

    어떤 지나는 손이/ 성산에 머물면서
    서하당 식영정 주인아/ 내 말 듣소    
    인생 세간에/ 좋은 일 많건마는   
    어떠한 강산을/ 갈수록 낫게 여겨    
    적막 산중에/ 들고 아니 나오시는고    
    송근을 다시 쓸고/ 죽상에 자리 보아   
    잠깐 올라앉아/ 어떤가 다시 보니    
    천변에 떴는 구름/ 서석을 집을 삼아  
    나는 듯 드는 양이/ 주인과 어떠한고  
    창계 횐 물결이/ 정자 앞에 둘러 있으니   
    천손운금을/ 뉘라서 베어 내어    
    잇는 듯 펼치는 듯/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산중에 책력 없어/ 사시를  모르더니   
    눈 아래 혜쳐  있는 경치/  철철이 절로 나니   
    듣거니 보거니/ 일마다 선간이라  

▲ 본사1 : 春

매창(梅窓)아� 빗해 향기예 잠을 깨니산옹(山翁)의 해올 일이 곳업도 아니하다.울밋 양지편의 외씨랄 삐허 두고매거니 도도거니 빗김의 달화내니 청문 故事랄 이제도 잇다 할다.
망혜(芒鞋)랄 배야신고 죽장(竹杖)을 흣더디니 도화(桃花)嬌 시내 길히 방초주(芳草洲)예 니여셰라. 닷봇근 명경중(明鏡中)절로 그린 석병풍(石屛風) 그림재 벗을 삼고 새와로 함  가니 도원(桃源)은 여긔로다

    매창 아침  볕에/ 향기에 잠을 깨니  
    선옹의 하실 일이/ 곧 없지도 아니하다  
    울 밑 양지 편에/ 외씨를  흩뿌려 두고   
    매거니 돋우거니/ 빗김에 다루어 내니    
    청문 고사를/ 이제도 있다 할까     
    망혜를 바삐 신고/ 죽장을 흩던지니   
    도화 핀 시냇길이/ 방초주에 이어 있구나  
    박박 닦은  명경 중/ 절로 그린 석병풍   
    그림자를 벗을 삼아/ 서하로 함께 가니   
    도원은  어디메오/ 무릉이 여기로다  

▲ 본사 : 夏

무릉(武陵)은 어대메오. 남풍이 건 듯 부러 녹음을 헤텨내니 절 아난 괴꼬리난 어대로셔 오돗던고.羲皇(희황) 벼개 우해 픗잠을 얼풋깨니 공중 저즉난간 물 우해 떠잇고야.
마의(麻衣)랄 니뫼차고 갈건을 기우 쓰고 구부락 비기락 보난 거시 고기로다.하라밤 비 운의 紅白蓮이 섯거 피니 바람  업시셔 萬山이 행긔로다.염계랄 마조 보와 태극을 못잡난닷 태을진이 옥자(玉字)랄 헤혓난닷.노자암 건너보며 자미탄 겨태두고 長松을 차일사마 석경(石逕)의 안자하니인간 유월(六月)이 여긔난 三秋로다.淸江의 떳난 올히(오리)白沙의 올마안자백구 랄 벗을 삼고 잠갤 줄 모라다니 무심코 한가가하미 주인과 엇더한고.

    남풍이 건듯 불어/ 녹음을 혜쳐 내니   
    절기 아는 죄꼬리는/ 어디에서 왔던가   
    희황 베개 위에/ 풋잠을 얼핏 깨니/ 공중 젖은 난간/ 물 위에 떠 있구나  
    마의를 여미어 차고/ 갈건을 비스듬히 쓰고   
    굽을락 기댈락/ 보는 것이 고기로다   
    하룻밤 비  기운에/ 흥백련이 섞어 피니    
    바람 기운 없이도/ 만산에 향기로다    
    염계를 마주보아/ 태극을 묻는 듯    
    태을진인이/ 옥자를 헤쳤는 듯   
    노자암 건너다보며/ 자미탄  곁에 두고    
    장송을  차일삼아/ 석경에 앉으니    
    인간 유월이/ 여기는 삼추로다   
    청강에 떴던 오리/ 백사에 옮아  앉아   
    백구를 벗을 삼고/ 잠 깰 줄 모르나니    
    무심하고 한가함이/ 주인과 어떠한가

▲本詞 3 : 秋

오동 서리달이 四更의 도다오니 천암만학(千巖萬壑)이 낫인달 그러할가.호주(湖洲) 수정궁을 뉘라셔 옴겨온고 銀河랄 건너 뛰여 광한전의 올랏난닷.
짝마잔 늘근솔란 조대(釣臺)예 셰져두고 그아래 배랄띄워 갈대로 더져두니홍료화백빈주어나 사이 디나관대 환벽당(環碧堂)용의 소히 배 넌패 다핫나니 청강녹초변(淸江綠草邊)의 쇼 머기난 아해들이 어위(興)랄 계워 단적(短笛)을 빗기부니 물아래 잠긴 용이 잠 깨야 니러날 듯 내 예 나온 학이 제 기살 바리고 반공에 소소뜰 듯, 소선적벽(赤壁)은 秋七月이 됴타호대 팔월 十五夜랄 모다 엇디 과하난고. 섬운(纖雲)이 사권(四捲)하고 믈결이 채 잔 적의 하날의 도단 달이 솔우해 올라시니 잡다가 빠딘 줄이 적선이 헌사할샤.

    오동 서리달이/ 사경에 돋아 오니    
    천암만학이 / 낮인들 그러할까/ 호주 수정궁을/ 뉘라서 옮겨 왔는고    
    은하를 뛰어 건너/ 광한전에 올랐는 듯  
    짝 맞은 늙은 솔은/ 조대에 세워 두고  
    그 아래 배 를 띄워/ 가는 대로 던져 두니   
    흥료화 백빈주/ 어느 사이 지났관대    
    환벽당 용의 못이/  뱃머리에 닿았구나   
    청강 녹초변에/ 소 먹이는 아이들이    
    석양에 흥겨워/ 단적을 비껴 부니   
    물 아래 잠긴  용이/ 잠 깨어 일어날 듯  
    연기 기운에 나온 학이/ 제 깃을 던져 두고/  반공에 솟아 뜰 듯   
    소선 적벽은/ 추칠월이 좋다 하되   
    팔월 십오야를/ 모두 어찌 칭찬하는고    
    섬운이 사권하고/ 물결이 다 잘 때에    
    하늘에 돋은 달이/ 솔 위에 걸렸거든  
    잡다가 빠진 줄이/ 적선이 야단스럽구나  

 ▲本詞 3 : 冬

공산(空山)의 싸힌 닙흘 삭풍(朔風)이 거두부려 떼구름 거나리고 눈조차 모라 오니 천공(天公)이 호새로와 옥으로 곳찰 지어 만수천림(萬樹千林)을 꾸며곰 낼셰이고.
압 여흘 가리 어려 독목교(獨木橋)빗겻난대 막대 멘 늘근 볕이 어내 뎔로 갓닷말고. 산옹의 이 부귀랄 남다려 헌사마오. 경요굴 은세계(銀世界)랄 차잘이 이실셰라.

    공산에 쌓인 잎올/ 삭풍이 거둬 불어    
    떼구름 거느리고/ 눈조차 몰아오니    
    천공이 호사로워/ 옥으로  꽃을 지어    
    만수천림을/ 꾸며도 내는구나  
    앞 여을 가려져 얼어/ 독목교 비꼈는데   
    막대 멘 늙은 중이/ 어느 절로 간단 말인가    
    산옹의 이 부귀를/ 남에게 자랑 마오   
    경요굴 은거지를/ 찾을 이 있으리라  

▲ 結詞 : 독서, 음주, 탄금

산중의 벗이 업서 황권랄 싸하 두고 만고 인물을 거사리 혜여하니 성현(聖賢)은 카니와 호걸도 하도할사. 하날 삼기실제  곳 무심 할가마난 엇디한 時運이 일락배락 하얏난고.모랄 일도 하거니와 애달음도 그지업다.기산(箕山)의 늘근 고불 귀난 엇디 싯돗던고.일표(一瓢)랄 떨틴 후의 조장(操狀)이 더욱 놉다.
인심이 낫 가타야 보도록 새롭거날 世事는 구롬이라 머흐도 머흘시고 엊그제 비잔 술이 어도록(얼마쯤)니건나니 잡거니 밀거니 슬카장 거후로니(마시니) 마암의 매친 시름 져그나 하리나다(풀린다,줄어든다).거믄고 시욹 언저 풍입송 (노래)이야고야.손(客)인동 주인(主人)인동 다 니저 바려셰라. 장공(長空)에 떳난 학이 이 골의 진선(眞仙)이라. 요대월하의 행여 아니 만나산가. 손이셔 주인다려 닐오대 그대 �가 하노라.

    산중에 벗이 없어/ 한기를 쌓아 두고
    만고 인물을/ 거슬러 혜아리니    
    성현도 많거니와/ 호걸도 많고 많다    
    하늘 삼기실 때/ 곧 무심할까마는    
    어떠한 시운이/ 일락배락하였는가   
    모를 일도 많거니와/ 애달픔도 그지없다   
    기산의 늙은 고불/ 귀는 어찌 씻었던가    
    박소리 핑계하고/ 조장이 가장 높다    
    인심이 낯 같아서/ 볼수록 새롭거늘   
    세사는 구름이라/ 험하기도 험하구나   
    엊그제 빛은 술이/ 얼마나 익었는가    
    잡거니 밀거니/ 실컷 기울이니    
    마음에 맺힌 시름/ 조금이나마 낫는구나    
    거문고 시욹 얹어/ 풍입송 이었구나    
    손인지 주인인지 / 다 잊어 버렸구나  
    장공에 떠 있는 학이/ 이 골의 진선이라  
    요대 월하에/ 행여 아니 만나셨는가    
    손이 주인에게 이르되 / 그대 그인가 하노라.


[감상]
   을사사화의 여파로 낙향하는 아버지를 따라 전남 창평(지금 담양 별뫼)에서 27세까지 지내게 되었다. 여기서 양응정, 임석천, 김인후, 송 순, 기대승  등에게 수학함으로써 문학적 소양을 닦음. 송강이 25세 때(명종 15년-1560년) 처의 외재당숙인 서하당 김성원을 경모하여 지은 작품.

<성산별곡>은 조선조 사대부들의 전형적인 삶의 한 단면을 보여 준 작품이다. 각품에 관련된 인물들의 생애와 견주어서 좀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16세기 조선조 사대 부들의 삶의 한 방식을 드러내 준 작품이라 하겠다.

 

[핵심 정리]

  • 제재 : 성산의 사시계절의 변화에 따른 풍경과 식영정 주인 김성원의 풍류.
  • 영향관계:상춘곡→면앙정가→성산별곡
  • 구성
    서사:식영정 주인의 풍류, 선경과 같은 경치
    본사:식영정 주위의 사시 가경
       춘사-봄 경치를 즐기는 산옹의 생활(청문고사,무릉도원)
       하사-시원하고 한적한 여름을 즐기는 은자의 모습(麻衣,葛巾)-유유자적
       추사-선경과 같은 가을 달밤의 풍류(이백.소식을 떠올림)
       동사-눈 덮인 겨울 경치(산옹의 부귀)
       결사:혼탁하고 무상한 세상을 떠나 술과 거문고로 무아경에 빠진 신선의 풍모
       (허유와 소부의 고사--대화 형식으로 서두와 호응)

 출처:http://www.hanvit99.com/text/gasa/sungsan.htm

 

엇던 디날 손이          星山(성산)의          머믈며셔

         지나는 나그네.            성산: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있는 산.   머물면서

『棲霞堂(서하당) 息影亭(식영정)  主人(주인)아 내 말 듯소

  * 서하당:식영정 안에 있는 당.                      김성원을 말함.         식영정:김성원이 시문을 배우기 위하여 임억령을 위하여 지은 정자 이름.

人生世間(인생 세간)의                됴한 일 하건마난

                                                          좋은   일이  많건마는.

엇디 한 江山(강산)을                 가디록  나이 너겨

                                                        갈수록(부사). 낫게. 좋게. 여겨

寂寞(적막) 山中(산중)의              들고 아니 나시난고』

고요하고 쓸쓸한       산 속에                             들어가  나오시지 않는고

  『   』:이백의 '山中問答'과 통함.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누가) 나에게 '무슨 일로 푸른 산속에 사시오' 묻기에)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웃고 대답하지 아니하니 마음 스스로 한가하도다.)

  <서사1>

 '디날 손'이 '성산'에서 생활하는 이유를 '식영뎡 쥬인'에게 묻는 내용이다. 작중 화자의 현실적 염원이 자연에서 은거하는 삶에 대한 동경보다 크게 느껴진다.(1-5행)

松根(송근)을 다시 쓸고         竹床(죽상)의 자리 보아

  소나무 밑을     다시 쓸고                         대나무 상

져근덧 올라 안자              엇던고 다시 보니

잠간동안.

天邊(천변)의 떤난 구름         瑞石(서석)을 집을 사마

 하늘 가에          떠 있는 구름이             서석대. 또는 상서로운(깨끗한) 돌.          * 서석:광주 무등산 마루에 있는 서석대.

나난 닷 드난 양이              主人(주인)과 엇더한고

  들락날락 하는 모양이                           주인(김성원)과 어떠한고.(같지 않은가)

『滄溪(창계) 흰 믈결이           亭子(정자) 알패 둘러시니

  * 챵계:식영정 앞을 흐르는 작은 시내.

  天孫雲錦(천손 운금)을       뉘라셔 버혀 내여

아름다운 은하수(원: 직녀가 짠 아름다운 비단)를  누가     베어    내어.   * 천손운금:아름다운 비단. '천손'은 직녀성의 딴이름.'운금'은 '아침 안개'의 뜻.

닛난 닷 펴티난 닷            헌사토 헌사할샤』

  잇는 듯     펼쳐 놓은 듯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   』: 식영정 앞을 흐르는 시냇물 묘사, 감상.

山中(산중)의 冊曆(책력) 업서   四時(사시)랄 모라더니

                       달력이                      네 계절을 모르고 지냈는데

눈 아래 헤틴 景(경)이          ��이 절노 나니

             흩어진.                              철따라    저절로 나타나니

듯거니 보거니                 일마다 仙間(선간)이라

듯거니 보는 일 마다                        (하는)일마다 신선의 경지와 같이 아름답도다.

<서사2> '텬변의 떤난 구름'을 '쥬인'의 모습에 견주면서 '뎡자' 주변의 운치있는 자연 환경과, 무한히 반복되며 '��이 절로나'는 사철의 자연 경관을 선경에다 비기는 내용이다.(6-15행)

梅窓(매창) 아침 벼태         香氣(향기)예 잠을 깨니

 매화 핀 창      아침   햇볕에              (섞여드는)향기에      잠을 깨니

仙翁(선옹)의 해욜 일이        곳 업도 아니하다

 김성원을 말함.       할     일이                곧 없지도   아니하다.

울밋  陽地(양지)편의          외씨랄 삐허 두고

울타리 밑                                     오이씨  (기)�다. 뿌려 두고

매거니 도도거니              빗김의 달화 내니

    매고    돋우고                         비가 온 김에  다루어(가꾸어) 내니.

靑門故事(청문 고사)랄        이제도 잇다 할다

청문의 옛 일.                                   이제도 있다고 하겠다.

  * 청문 고사:'청문'은 한(漢)나라 장안성 동남문인데, 소평이 청문 밖에 외를 심었으므로, 사람들이 그것을 '청문과'라 하였음.

<춘사1> '�문고사'를 用事하면서 봄날 '산옹의 해올 일' 즉 산중 생활을 노래하였다.(16-20행)

芒鞋(망혜)랄 뵈야 신고       竹杖(죽장)을 흣더디니

   미투리.      재촉하여 신고                       되는 대로 옮겨 짚으니

桃花(도화) � 시내길히        芳草洲(방초주)의 니어셰라

                                       아름다운 풀이 우거진 물 속의 섬에 이어졌구나

닷봇근    明鏡中(명경중)     절로 그린 石屛風(석병풍)

잘 닦은(반들반들한) 맑은 거울(같은 물) 속(에)  저절로 그려진  병풍처럼 생긴 석벽

그림애랄 버들 사마          西河(서하)로 함� 가니

 그림자를       벗을   삼아                   서하로             함께

桃源(도원)은    어드매오       武陵(무릉)이 여긔로다

무릉도원(이상향, 별천지)이 어디인가?            바로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닌가?

<춘사2> '방초쥬'를 무릉도원에 비기면서 봄날 한가로운 마음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는 삶의 여유를 노래하고 있다.

南風(남풍)이 건듯 부러       綠陰(녹음)을 혜텨 내니

                      문득 불어.

節(절)  아난 괴꼬리난         어드러셔 오돗던고

절기(節氣)를 아는 꾀꼬리는.                       어디로부터 왔던고?

羲皇(희황) 벼개 우해          픗잠을 얼픗 깨니                 

  * 희황 벼개: 모서리에 희황상인(羲皇上人)을 수놓은 벼개. 희황상인은 복희씨 때의 은일지사인데 이 벼개를 베면 잠이 편하다 하여 수놓음

空中(공중) 저즌 欄干(난간)     믈 우해 떠 잇고야     

공중에 솟아 있으면서도 그림자는 물 속에 젖어 있는 정자의 난간이 물 위에 떠 있구나.

空中(공중) 저즌 欄干(난간)     믈 우해 떠 잇고야     

공중에 솟아 있으면서도 그림자는 물 속에 젖어 있는 정자의 난간이 물 위에 떠 있구나.

麻衣(마의)랄 니� 차고         葛巾(갈건)을 기우 쓰고

  삼베옷을      여미어(걷어 올려) 입고           칡베로 만든 두건을  기울여  쓰고

     구브락 비기락                보난 거시 고기로다

(몸을) 굽혔다가 (난간에) 기대었다가 (하면서)

<하사1>

성산의 한가로운 여름 경치 속에서 '괴꼬리' 노래소리에 '픗잠'을 깨어 '공듕 저즌 난간'에서 '고기'를 보며 즐기는  내용이다.(26-31행)

하라밤 비�운의           紅白蓮(홍백련)이 섯거 �니

하룻밤 내린 비 기운에        

바람� 업서셔             萬山(만산)이 향긔로다

 바람까지   없어서                         만산에 향기가 가득하구나

廉溪(염계)랄 마조 보와     太極(태극)을 뭇잡난 닷

             염계를  마주    보며,           그가 지은 태극도설의 이치를 묻는 듯,

(그 향기를 맡으니, '애련설'이란 글을 쓴 송나라의)  

*염계: 송나라 주돈이의 호.  *太極: 우주 만물이 분화하기 이전의 근원적 모습.

太乙眞人(태을진인)이       玉字(옥자)랄 헤혓난 닷

천지의 도를 터득한 신선이                      금간옥자를  헤쳤는(破, 散).

*진인:도교의 진리를 깨친 사람.

*옥자: 황제가 남긴 금쪽에다 푸른 옥으로 글씨를 박았다는 비결서. 우왕이 끔을 꾸니, 한 신선이 나타나 '내 神書를 얻고자 하면 皇帝之岳에 가서 재(齋)를 올리라.'하기에 그 산에 가서 돌을 헤쳐 금간 옥자를 얻었다 함.

<하사2> '만산' 가득한 '홍백년'의 '향긔' 속에 인간만사를 모두 잊고 '태극을 뭇잡난닷', '옥자랄 헤혓난 닷' 하며 진리를 탐구하고 신선이나 된 듯 느끼면서 대자연의 품속에서 안온한 삶을 누림을 노래하였다.(32-35행)

암(노자암) 건너 보며        紫微灘(자미탄) 겨태 두고

* 노자암:식영정 아래 창계(蒼溪)에 있는 바위 이름. *자미탄:식영정 아래 있는 여울 이름.

長松(장송)을 遮日(차일) 사마  石逕(석경)의 안자하니

                                                   돌길에          앉아보니

人間(인간) 六月(유월)이      여긔난 三秋(삼추)로다

                                                         가을철 석달.구추.

淸江(청강)의 떳난 올히      白沙(백사)의 올마 안자

   맑은 강에       떠있는  오리가.           흰 모래밭에        옮겨    앉아

白鷗(백구)랄 벗을 삼고       잠 깰 줄 모라나니

흰 갈매기

무심코 閑暇(한가)하미      主人(주인)과 엇더하니

(그들의) 아무 잡념없고 한가한 경지가   (이 식영정의) 주인(김성원)과 비교하여 어떠한가? (같지 아니한가?)

<하사3> '자미탄' 가에서 여름인데도 가을처럼 서늘한 가운데 피서하며 '무심코 한가하'게 산중 생활을 즐기는 '쥬인'의 모습을 노래하였다.(36-41행)

梧桐(오동) 서리 달이      四更(사경)의 도다 오니    

  오동 나무      사이로   달이            01시-03시에 돋아 오르니

千巖萬壑(천암만학)이     나진달 그러할가

모든 바위와 무수한 골짜기가                  낮인들

湖洲(호주) 水晶宮(수정궁)을  뉘라셔 옴겨 온고

중국 서호의 섬에 있는 수정궁을             누가 옮겨 왔는가

銀河(은하)랄 뛰여 건너    廣寒殿(광한전)의 올랏난 닷

                                       달 속에 있다는 궁전. 도교 사상.

<추사1> '은하랄 건너뛰여 광한뎐의 올랏난닷'한 기분으로 오동나무에 환한 달이 걸린 풍경을 읊었다.(42-45행)

짝마잔 늘근 솔란         釣臺(조대)예 셰여 두고

한 쌍의 늙은 소나무는                  낚시터       세워

그 아래 배랄 띄워        갈 대로 더뎌 두니

                                           가는 대로 던져 두니

紅蓼花(홍료화) 白頻洲(백빈주)   어나 사이 디나관대

붉은 여귀꽃과 흰 개구리밥풀이 떠 있는 곳을         어느 사이에 지나왔기에                 * 백빈주:흰개구리밥풀이 떠 있는 물나들이.

環碧堂(환벽당) 龍(용)의 소히 뱃머리예 다하셰라

                                    연못이    뱃머리에    닿았구나  

   환벽당:성산 맞은 편 작은 언덕 위에 있는 집. 사촌 김윤제(1501~72)가 지어서 살던 집

碧堂(환벽당) 龍(용)의 소히 뱃머리예 다하셰라

                                    연못이    뱃머리에    닿았구나  

   환벽당:성산 맞은 편 작은 언덕 위에 있는 집. 사촌 김윤제(1501~72)가 지어서 살던 집

淸江(청강) 綠草邊(녹초변)의  쇼 머기난 아해들이

                  푸른 풀 주위에             소    먹이는

夕陽(석양)의 어위 계워   短笛(단적)을 빗기 부니

                   즐거움(을) 못이겨.    피리를 비스듬히 (입에 대고) 부니

믈 아래 잠긴 龍(용)이     잠 깨야 니러날 닷

내 �예 나온 鶴(학)이    제 기살    더뎌 두고

 안개 기운에                         깃을.보금자리(巢)를. 던져

半空(반공)의 소소 뜰 닷

하늘에 솟아 오르는 듯하다

<추사2> '죠대' 아래 배를 띄워 배 가는 대로 맡겨 '뇽의 소'에 이르는 뱃놀이의 풍류가 목동들의 '단�' 소리에 한층 운치를  더함을 노래하고 있다.(46-53행)

蘇仙(소선) 赤壁(적벽)은       秋七月(추칠월)이 됴타 호대

  송나라 소동파의    적벽부에는                칠월달이

八月(팔월) 十五夜(십오야)랄   모다 엇디 과하난고

                                               모두   어찌    칭찬하는가?

纖雲(섬운)이 四捲(사권)하고   믈결이 채 잔 적의

 가늘고 고운 구름이 사방으로 걷혀 가고                   아주 잔잔할 때에.

하날의 도단 달이             솔 우해 걸려거단

잡다가 빠딘 줄이          謫仙(적선)이 헌사할샤

(물에 비친) 이 달을 잡는다고 물 속에 들어가 빠진 (것이)  당나라 이태백이  야단스럽구나.

<추사3> '소션 Ш?과 '�션'의 고사를 인용하면서 구름 걷히고 물결 잔잔한 가운데 소나무에 걸린 달이 빚어내는 가을 달밤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고 있는 내용이다.(54-58행)

空山(공산)의 싸힌 닙흘        朔風(삭풍)이 거두 부러

 쓸쓸한 산중에        쌓인 낙엽을              북풍           거두어(휩쓸어) 불어

떼구름 거나리고              눈조차 모라오니

天公(천공)이 호사로와           玉(옥)으로 고잘 지어

   조물주가    야단스러워(일꾸미기를 좋아하여(호사(好事)로와)               꽃을

萬樹千林(만수천림)을          꾸며곰 낼셰이고

수많은 나무와 수풀을                   (아름답게)꾸며       내었구나.

<동사1> 온 산 가득 눈으로 뒤덮인 새로운 모습의 겨울 성산의 풍경을 그렸다.(59-62행)

압 여흘 가리 어러          獨木橋(독목교) 빗겻난대

압 여울    가로 얼어(氷合). 모두 얼어         외나무다리가      비스듬히 놓였는데

막대 멘 늘근 �이         어내 뎔로 간닷말고

                                            절로

山翁(산옹)의      이 富貴(부귀)랄  남다려 헌사 마오

  김성원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여 즐기는) 마음의 부귀를    남들에게 떠들어대지 마오.

瓊瑤窟(경요굴) 隱世界(은세계)랄  차자리 이실셰라

달나라(성산을 가리킴) 와 같은 성산의 은거지를         찾을 사람이 있을까 두렵노라.  * 경요굴:아름다운 구슬로 된 굴이란 뜻인데 여기서는 성산을 말함.

<동사2> 성산 겨울 경치에 매료되어 '늘근 �'에게조차 '남다려 헌사 마오'라고 당부하며 자연 속의 삶을 지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자연을 즐기는 마음의 부귀를 혼자서만 누리려 함은 아니었을 것이다. 속세의 유혹으로부터 행여나 마음 잃어 흔들릴까 저어하는 몸짓이 아닐까 한다.(63-66행)

山中(산중)의 벗이 업서       漢紀(한기)랄 싸하 두고

                                       책. 성주본에는 '황권(黃卷)'으로 되어 있음

萬古人物(만고 인물)을       거사리 혜여하니

     옛 시대의 인물을                 거슬리어(逆).거꾸로 헤아리니

聖賢(성현)도 만커니와    豪傑(호걸)도 하도 할샤

                 많을 뿐만 아니라

하날 삼기실 제          곳 無心(무심) 할가마난

하늘이 (사람을) 나게 하실 때에        아주

엇디한 時運(시운)이     일락 배락 하얏난고

어찌하여  한 시대의 운이             흥했다가 망했다가.

모랄 일도 하거니와       애달옴도 그지업다

箕山(기산)의 늘근 고블    귀난 엇디 싯돗던고

기산의 늙은이 (허유가)                    귀는    어찌   씻었던고?     * 고블:나이가 많은 사람, ②옛날의 불상(佛像), ③명사고불(名士古佛)의 준말.

일표(一瓢)랄 떨틴 후의        조장이    가장 놉다

표주박 하나도 성가시다 하여 내던져 버린 후에      지조(志操)와 행장(行狀)이 더욱 고상하게 빛난다.

<결사1> 산속에서 '한기(황권)'랄 '싸하두고' 독서를 즐기면서 만고의 인물들을 품평하고 인간 세상의 흥망성쇠를 가늠하는 지 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67-74행)

人心(인심)이 낫 갓타야       보도록 새롭거날

            낯,얼굴(顔), 또는 낮(晝)과 같아서.   볼수록                  사람의 마음이란 낯과 같이 제마다 다름을 말함(人面如心).

世事(세사)난 구롬이라       머흐도 머흘시고

    세상일은      구름과 같아서            험(險)하기도 험하구나.

엇그제 비잔 술이           어도록 니건나니

                                      어느 정도(얼마만큼) 익었느냐?

잡거니 밀거니             슬카장 거후로니

(술잔을) 잡거니 밀어 권하거니 하면서       실컷    기울이니(마시고 나니)

마암의 매친 시람          져그나 하리나다

                                       다소나마  낫는다(愈). 풀린다.

거믄고 시욹 언저          風入松(풍입송)이야고야

           시울(줄)을 얹어                  악곡의 이름.         이로구나.

손인동 主人(주인)인동        다 니저 바려셔라

       누가 손님인지 주인인지                               버렸구나

<결사2> 험하디 험한 세상의 모든 시름을 접어 두고 '술'과 '거문고'로 '손'과 '쥬인'도 잊을 정도로 도도한 흥취의 산속 풍류  를 노래하였다. 어찌보면 아무래도 잊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강한 미련을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마암에 매친 시람' 이 다름아닌 현실에의 갈등으로 생각되며, 때를 기다리며 자연 속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쩌면 작중 화자와 식영정 주인의 자연도 영원한 삶의 자리가 아닌 임시적인 쉼터, 기회만 있으면 떨치고 일어나 현실로 돌아갈 순간적인 안식처일 뿐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75-81행)

長空(장공)의 떳난 鶴(학)이  이 골의 眞仙(진선)이라

  먼 하늘에         떠 있는                이 골짜기에 진짜 신선이노라

瑤臺月下(요대월하)의       행혀 아니 만나신가

달 아래에서 *'요대'는 달의 딴이름.   행여 (그 신선을) 만나지 않으셨는가?

손이셔 主人(주인)다려 닐오대  그대 �가 하노라.

손님(정철)이 주인(김성원)에게 이르되, "그대가 그(학=眞仙)인가? 하노라."(라고 하더라.)

<결사3> 성산의 자연 속에 묻혀 지내는 '쥬인'을 '손'이 '�공의 떳난 학'에 비겨 '진션'이라 칭송하면서 작품을 매듭짓고 있 다.(82-84행)

 

 출처:http://www.gobai.com/siga/gasa7.html

'무등산 > 무등산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석  (0) 2007.08.30
서하당  (0) 2007.08.30
김윤제  (0) 2007.08.30
환벽당  (0) 2007.08.30
면앙 송순  (0) 2007.08.30